금색 비단옷을 입고 금색 안대로 눈을 가린 궁예의 모습은 우리에게 익숙하다. 그는 자신의 능력을 ‘관심법’이라고 주장하며, 이를 이용해 주변을 공포에 떨게 했다. 그렇다면 이 관심법이 무엇이었으며, 궁예의 진짜 의도는 무엇이었는가?
관심법은 원래 마음 수련법으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성찰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궁예의 관심법은 이와는 전혀 다른 의미로, 남의 마음을 읽어내는 능력을 말한다. 그는 이를 통해 자신을 미륵불로 간주하고 신격화하여 권력을 굳건히 하려 했다.
길가에 흰 말을 타고 나타난 궁예는 그의 아들들을 보살로 지칭하며 불교 경전까지 만들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은 섭총 스님의 비판을 받으며, 그는 분노해 섭총 스님을 때려죽였다. 이는 궁예의 관심법이 단순히 믿음의 문제가 아닌 공포와 폭력의 수단으로 사용되었음을 보여준다.
궁예의 관심법은 내 입맛대로 움직이지 않는 신하를 처형하는 데에도 사용되었다. 심지어는 부녀자들의 음탕함을 관심법으로 판단하여 죄 없는 부녀자들을 살해하는 잔혹한 행위에까지 이르렀다. 그는 심지어 자신의 부인과 아들까지도 관심법을 이유로 잔인하게 죽였다.
그러나 결국 이 관심법은 궁예가 자신에게 대항하는 정적을 제거하기 위한 핑계에 불과했다. 왕건을 피해 도망친 궁예는 보리를 훔쳐 먹다가 발각되어 주민들에게 살해되었다. 그의 죽음은 그가 꿈꾸던 절대 권력의 꿈을 부수는 것이었으며, 그는 자신의 발 밑에 두고자 했던 백성들의 발에 짓밟혀 그 생을 마감하게 되었다.
궁예의 관심법은 결국 그의 광기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의 업적과 추락은 역사가 기록하는 한 명의 미친 왕의 허망한 권력욕과 잔혹함을 생생하게 그려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