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상담 전문가 이주은 원장이 이야기하는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의 ‘숙제 전화’ 문제. 이것은 흔히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주기적으로 전화를 하여 안부를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되는 현상이다. 그러나 이 현상은 그저 표면적인 문제가 아니라 깊이 파고들면 복잡한 가족 구조와 감정의 문제로 이어진다.
숙제 전화는 어떤 면에서는 시어머니의 뿌듯함과 자존심, 그리고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볼 수 있다. 일부 시어머니들은 며느리의 전화가 자신의 지위를 확인하는 수단이기도 하며, 이를 통해 자신을 평가받고 있음을 느낀다.
그러나 이러한 숙제 전화는 어떤 면에서는 막연한 의무감과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며느리가 늘 전화를 받아야 할 의무를 느끼며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또한, 이러한 의무감은 때로는 시어머니와 며느리 간의 관계에 긴장을 더하며 부부 간의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다.
이주은 원장은 부부간의 상호작용과 소통을 강조한다. 숙제 전화가 아닌, 진심 어린 관심과 의미 있는 대화가 필요하며 이것이 진정한 가족 간의 소통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시어머니와 며느리 뿐만 아니라 가족 구성원 전체가 함께 공감하고 대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어머니의 관심과 사랑은 의심할 바 없이 중요하다. 그러나 이것이 과도한 관심과 압박으로 전환되어서는 안된다. 가족 간의 진실한 대화와 상호 존중의 관계가 구축되어야만 건강한 가족 관계가 이루어질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의 숙제 전화는 그저 단순한 통화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가족 구조와 가치관을 다시 한번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