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을 세상에 과시하는 것이 어리석은 일이라는 주장은 대체로 생소할 수 있다. 그러나 독일의 대표적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이와 관련하여 명확한 견해를 제시하였다. 그의 말에 따르면, 재능을 과시하는 순간, 사람은 공격의 대상이 되기 쉽다. 사람들은 자신과 타인을 비교하며 우월감을 느끼는 쾌락과 허영심을 추구하므로, 누군가가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다른 이들에게 모욕감이나 피해로 여겨질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쇼펜하우어는 재능 있는 사람이 안전을 위해 그 능력을 감추는 ‘가면’을 쓸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견해는 우리의 속담 “모난 돌이 정 맞는다”와도 일맥상통한다. 그렇다고 해서 재능을 영원히 숨기고 살 수는 없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시기는 무슨 소용이 있겠냐며, 재능을 감추지 말라고 권유했다.
재능을 가진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활용하되, 겸손해야 한다는 것이 결국의 메시지이다. 예를 들어, 미국의 헤비급 챔피언인 조 루이스는 자신의 몰라보고 3명의 남자에게 맞대응하지 않고 명함을 건넨 후 조용히 지나간 반면, 무하마드 알리는 승무원에게 건방진 태도를 보여 창피를 당한 일화가 그 예시로 꼽힌다.
쇼펜하우어의 이러한 견해는 재능을 뽐내는 것이 아니라 그 재능을 올바르게 활용하고, 겸손한 태도로 세상에 대처하는 방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재능은 단순히 뛰어난 능력의 표현이 아니라, 그것을 지혜롭게 활용하고 겸손하게 대처하는 인격적 성숙함의 표현이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는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교훈으로 여겨진다.